📅 2025년 08월 13일 13시 10분 발행
가을 저녁의 따스한 햇볕이 슬며시 사라지고, 차분한 바람이 거리를 감싸기 시작할 무렵, 저는 조용히 집 앞 마당에 놓인 등나무 의자에 앉았습니다. 그 의자는 오래되고 조금 낡았지만, 그런 모습이 오히려 저에게 더 큰 위로를 주는 듯했습니다.
손목에 찬 오래된 시계가 천천히 움직이는 초침 소리를 내며, 시간의 흐름을 은은히 알립니다. 빠르게 흐르는 현대사의 밖에 홀로 앉아 있노라면, 이렇듯 고요히 흘러가는 시간이 더욱 와닿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신께서 주신 소중한 지금이라는 시간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적막한 공기 속에도 가을은 제 나름의 소리가 있습니다. 바람에 스쳐 나무 잎이 부서지는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이 순간을 간직하려는 제 마음의 소리까지. 이 모든 소리가 하나로 섞이며 새로운 선율을 만들어냅니다.
저는 때때로 이런 생각을 합니다. 바쁜 하루하루 속에서 잠시라도 이렇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조용히 흐름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난 삶의 길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나날을 천천히 설계해 볼 수 있는 여유가, 사실은 삶에서 가장 큰 축복일지도 모릅니다.
가을 저녁이 선사하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꺼내보면 좋을까요? 삶의 많은 고민과 기대 사이에서 잠시 멈춰 서서 하늘을 바라보세요. 그리고 오늘의 저녁이 주는 따듯함에 몸을 맡겨보세요. 그 순간 당신의 마음에 평화로움이 스며들 것입니다.
시간은 언제나 제 갈 길을 가지만, 그 길을 따라가는 우리의 생각과 마음은 때론 더디게 혹은 빠르게 춤을 춥니다. 마치 손목시계의 초침처럼 말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소중히 붙들어야 할 것은 바로 지금 여기에 있는 순간들입니다.
등나무 의자는 여전히 그곳에서 저를 기다려 줄 것입니다. 바람이 스치는 저녁, 그리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이야기를 기다리며. 오늘 하루, 그 안에서 당신이 찾는 작은 기쁨과 고요한 평화를 만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