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08월 02일 04시 01분 발행
우리는 종종 물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가라앉히고자 합니다. 잔잔한 물 위의 물결은 우리의 생각을 천천히 흘러가게 하고, 그 과정은 마치 물결이 바람과 만나 노래하듯 우리 마음에 새로운 선율을 주곤 합니다. 이 물결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아마도 눈에 보이지 않는 곳, 지상의 깊은 곳에서 시작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밖으로 나와 세상을 적셔가듯, 우리의 조용한 생각도 그리 흘러가는 것 아닐까요?
물이 길을 찾듯, 우리 마음의 질문도 그 자체의 길을 찾습니다. 질문은 어떤 답을 원해서가 아니라, 그냥 물어보는 것 자체로 의미를 찾을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질문하는 행위는 이미 그 자체로 충만한 대답일지 모릅니다. 답을 얻지 못한 것 같은 무력감도, 사실은 자연스럽게 우리의 마음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는 면면들이 아닐까요? 그래서 때로는 기다림 속에서 비로소 진정한 의문과 대면할 수 있습니다.
기다림이라는 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빈 시간’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세심한 준비가 있고, 작은 변화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다림은 완만한 경사로를 내려가는 순간처럼 부드럽고, 그 속에서는 함유되지 않았던 감정과 경험들이 서서히 응고되어 차곡차곡 쌓입니다. 마치 못다 한 말들이 겨울밤의 홀로 된 불빛처럼 따스히 우리를 비춰주는 듯한 느낌이지요.
이 기다림의 풍경을 바라보며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아마도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듯 세심히 자신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 발견은 매우 소소하면서도 반갑고 오래 남을 복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시 어떤 햇빛을 바라보며, 그 따스함과 차가움을 범주를 나누지 않고 고스란히 느낄 수 있기를 소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조용히 다가와 유난히 빛나는 날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이처럼 물소리와 함께 마음을 가만히 내려놓고 바라본다면, 시간의 흐름이 느껴질 것입니다. 그 느린 걸음 속에서 비로소 자신의 여정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때로는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기대어도 좋습니다. 그 휴식 속에서 당신이 찾은 작은 진리가 오늘 하루의 시작을 위한 젓가락질이 되기를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