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명상 10-바람 속의 속삭임을 들을 때

📅 2025년 06월 18일 14시 29분 발행

오늘 아침도 변함없이 하나님 앞에 앉았습니다. 조용히 커피 한 잔을 내려놓고, 창밖으로 스며드는 햇살과 나뭇가지 사이로 흔들리는 바람을 바라봅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이 고요한 순간이 저에게는 가장 소중한 시간입니다.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듯하지만, 가만히 귀 기울이면 바람 속에 섞여오는 하나님의 속삭임이 들리는 듯합니다.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얼마나 많은 소음을 듣고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사람들의 말, 뉴스, 소셜미디어, 수많은 정보들 속에서 마음이 소란스러워집니다. 그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 시편 46편 10절

이 말씀은 늘 제 마음을 붙잡아줍니다. ‘가만히 있으라’ — 이 말씀이 오늘 우리에게 얼마나 절박한 초대인지 모릅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라는 뜻이고, 내 생각과 계산을 멈추고 그분의 주권을 인정하라는 초대입니다.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구약의 엘리야 선지자가 갈멜산 전투 이후 두려움에 빠져 도망쳤을 때, 하나님은 그를 호렙산으로 부르셨습니다. 그곳에서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나타나실 때, 큰 바람도, 지진도, 불도 아니고, 세미한 소리 속에서 임재하셨습니다 (열왕기상 19장).

이 장면은 언제나 제게 큰 울림을 줍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우리가 기대하는 거대한 사건이나 요란한 현상이 아니라, 오히려 조용한 속삭임으로 찾아오십니다. 세상은 늘 큰 소리를 지르지만, 하나님의 음성은 조용하고 부드럽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조용히 머물러야 들을 수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삶에도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이 속삭이고 계실 것입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내가 너와 함께 있다’, ‘염려하지 말아라’, ‘내 계획이 너를 향해 있다’… 이 속삭임을 들으려면 우리가 잠잠해져야 합니다.

불안 속에서도 신뢰하는 믿음

요즘 많은 분들이 저에게 염려를 이야기합니다. 경제적인 어려움, 건강의 문제, 가족의 갈등, 불확실한 미래… 마치 바람 앞의 등불처럼 마음이 흔들릴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바다 위를 걸으시던 예수님을 떠올립니다. 제자들이 풍랑 속에서 두려워할 때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안심하라. 내니 두려워하지 말라.” — 마태복음 14장 27절

예수님은 폭풍을 없애주기 전에 우리를 먼저 안심시키십니다. 우리의 환경이 바뀌기 전에, 우리의 마음에 먼저 평안을 주십니다. 하나님의 평안은 환경과 상관없이 우리를 붙잡아 주는 능력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도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도 찬송을 부를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고 계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도 끊임없이 일하고 계십니다. 우리 기도에 응답하시기 위해, 우리 미래를 준비하시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고, 길을 열어 가십니다. 때로는 기다림이 길어져 지쳐버릴 때도 있지만, 그 시간에도 하나님은 한순간도 우리를 잊지 않으십니다.

사람들은 종종 말합니다. “목사님, 기도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그럴 때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아니요, 이미 일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아직 보지 못할 뿐입니다.”

이사야 64장 4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주 밖에는 자기를 앙망하는 자를 위하여 이같이 행하는 신을 예로부터 들은 자도 없고, 귀로 들은 자도 없나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보이지 않는 중에도 가장 좋은 것을 예비하고 계십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하루의 기도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하루를 시작하며 이렇게 함께 기도하기를 원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오늘도 제 마음을 잠잠케 하소서. 세상의 소음보다 주님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게 하소서. 제 삶의 모든 염려와 두려움을 주님의 손에 맡깁니다. 폭풍 가운데서도 저와 함께 하시는 주님의 평안으로 저를 채워주소서. 보이지 않는 중에도 여전히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습니다. 오늘 하루도 주님의 동행하심을 누리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Scroll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