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자 – 김예찬 목사

우리 인생에서 가장 복잡한 시기는 언제일까요?
어릴 땐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고, 어른이 되고 나서는 왜 이렇게 복잡하냐고 불평합니다.
그 사이, 청년이라는 시기는 늘 애매합니다.
꿈을 꾸기엔 현실이 너무 버겁고, 현실을 받아들이기엔 가슴속 꿈이 아직 살아 있죠.
그리고 우리는 이 애매한 시간 속에서 종종 길을 잃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우리도 그 혼란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기도를 하면서도 마음은 불안하고,
말씀을 듣고도 내일이 더 걱정될 때가 있습니다.
신앙이 있다는 것이 세상의 문제를 다 해결해준다는 뜻이 아니라는 걸 우리는 너무 잘 압니다.

하지만 바로 그때,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다. 네가 알든 모르든,
느끼든 느끼지 못하든, 나는 지금도 너 곁에 있다.”

이 말씀은 단순한 위로가 아닙니다.
우리의 상황을 바꾸지 않아도, 우리의 중심을 바꾸는 힘이 있는 말씀입니다.
삶의 모양은 변하지 않더라도, 내 안에 계신 하나님을 붙잡는 순간
우리는 다시 걸을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실패한 자리에도 계시고,
눈물 흘린 자리에도 함께 계십니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를 보고 계셨습니다.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으셨고,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가 주저앉아 있을 때에도, 하나님은 먼저 다가오셨습니다.

믿음은 완벽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은 때로 무너진 그 자리에서 다시 손을 뻗는 것입니다.
“하나님, 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오늘도 주님을 향해 걷겠습니다.”
이 한마디 고백이면, 하나님은 다시 우리를 일으켜 세우십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모든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함께 걷자”고 말씀하십니다.
그분은 빠르게 달리라고 하지 않으시고,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한 걸음을 내딛자고 말씀하십니다.

청년의 시간은 길고도 짧습니다.
불확실함 속에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흔들림 속에서도,
우리는 중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 중심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오늘 우리의 삶이 아무리 복잡하고 흐릿해도,
그분의 사랑은 또렷합니다.
그분의 은혜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니, 다시 주님을 향해 걸어갑시다.
한 걸음만으로 충분합니다.
오늘 그 한 걸음이,
우리의 인생을 바꾸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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