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오늘도 저를 사용해 주세요 (묵상 29)

새벽 공기가 아직 차갑게 남아 있는 이른 아침, 우리는 또 하루라는 선물 앞에 서 있습니다. 어제의 피곤이 아직 남아있고, 해야 할 일들은 벌써 마음을 조급하게 하려 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잠시 멈추어도 괜찮습니다. 하나님의 시간은 언제나 우리보다 느긋하고, 더 넓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바쁘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무엇을 이뤄야 한다는 압박감,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기대감 속에서 진짜 나 자신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지는 않습니까?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더 빨리, 더 높이”를 요구하지만, 하나님은 “조금 천천히, 더 깊이”를 말씀하십니다.

사람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아침, 나의 삶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꼭 무언가를 이루어야만 사랑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존재하는 그 자체로 귀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음성을, 오늘 아침 들을 수 있다면 우리는 이미 가장 깊은 기도의 자리에 서 있는 것입니다.

기도는 말이 많을 필요가 없습니다. 하루를 여는 단 한 줄의 고백으로도 충분합니다. “하나님, 오늘도 저를 사용해 주세요.” 그 짧은 한마디 안에 우리의 의지와 믿음이 깃들어 있다면, 그날 하루는 더 이상 평범한 시간이 아닙니다. 그날의 만남, 그날의 대화, 그날의 결정 속에 하나님이 함께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이 순간, 우리가 해야 할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이 되어 이 하루를 살 것인가입니다. 더 따뜻하게, 더 정직하게,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것이 곧 예배이며, 그 삶이 곧 신앙입니다.

오늘도, 어제와 다른 새 날이 주어졌습니다. 하나님이 여신 이 하루의 문을 우리도 기꺼이 열고 걸어갑시다. 그리고 기억합시다.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느냐는 결국 우리 삶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마음이 하나님을 향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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