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울의 숨
오늘 동네 우체국에 들렀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고무도장이 부드럽게 찍히는 소리와 잉크 냄새가 먼저 반겼습니다. 번호표를 뽑아 손에 쥐고 서 […]
동네 우체국은 오후가 깊어질수록 묘한 고요를 품습니다. 대기표 종이가 손끝에서 가볍게 찢겨 나가고, 전광판의 숫자가 한 칸씩 넘어갈 때마다 누군가의
해가 천천히 내려앉던 저녁, 옥상 텃밭에서 호스를 감았습니다. 고무 호스는 하루 내내 햇빛을 먹은 듯 미지근했고, 손바닥에 미세한 냄새를 남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