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name: John Kim

일일 명상

굽 아래의 안부

시장 입구, 오래된 간판과 전구가 낮게 매달린 자리 옆에 손바닥만 한 ‘구두수선’ 글씨가 붙어 있었습니다. 투명 비닐문은 손때로 반짝였고, 스테이플 […]

일일 명상

불리는 이름의 온도

보건소 대기실 의자에 몸을 붙이고 앉아 있었습니다. 손에 쥔 번호표는 얇고 가벼웠지만, 그 작은 종이가 오늘의 자리를 정해 주는 듯했습니다.

일일 명상

보내는 마음의 주소

오후의 작은 우체국은 낮은 기침 같은 소리를 냅니다. 번호표 전광판이 한 칸씩 넘어갈 때마다 짧은 신호음이 울리고, 카운터의 붉은 잉크패드에서는

일일 명상

수선집의 낮은 의자

평일 오후, 시장 골목 한켠에 붙어 있는 작은 구두수선집에 들른 적이 있습니다. 문을 밀자마자 가벼운 종소리가 울리고, 약간 달큰하고 매캐한

일일 명상

풀 냄새가 가라앉는 오후

오늘 오후, 교회 작은 방의 벽지를 새로 바르는 일을 지켜보았습니다. 도배사가 칼끝으로 낡은 가장자리를 살짝 들어 올리자, 문양이 얇은 껍질처럼

일일 명상

저녁 시장과 저울의 영점

해가 시장 지붕 너머로 천천히 미끄러지던 저녁이었습니다. 채소가게 앞 전자저울에 초록빛 숫자가 잠깐 깜박이더니, 상인이 빈 그릇을 올려놓고 ‘영점’ 버튼을

일일 명상

이름이 불리기 전의 물빛

오늘 병원 대기실에서 잠시 머물렀습니다. 의자에 앉으면 등받이의 차가움이 먼저 등을 만지고, 소독약 냄새가 천천히 호흡을 지나갑니다. 전광판에 번호가 지나갈

일일 명상

유자 향이 스며드는 저녁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조용해진 부엌에 주전자 소리가 낮게 이어집니다. 뚜껑이 조금 흔들릴 때쯤, 유자 하나를 꺼내 칼등으로 껍질을 얇게 벗겼습니다.

일일 명상

제본실의 잔향

오늘 낮, 도서관 지하 복도 끝 제본실 문이 반쯤 열려 있었습니다. 얇은 빛이 바닥에 길게 흘렀고, 그 위로 종이 섬유가

일일 명상

번호표와 마음의 주소

동네 우체국에 들르면 늘 비슷한 냄새가 반겨 줍니다. 종이와 잉크, 테이프의 끈적한 향이 섞여서 작은 창고처럼 마음을 차분히 합니다.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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