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명상

이정령 목사의 매일 blog 같은 미니 설교의 좋은 글이 포스팅되는 카테고리

일일 명상

헹굼 사이의 고요

동네 끝 모퉁이에 작은 세탁소가 있습니다. 회전 드럼이 천천히 돌 때 나오는 낮은 물소리와 규칙적인 진동이, 마치 누군가의 심박처럼 공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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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를 적는 마음

점심 전, 동네 우체국에 섰습니다. 번호표 기계가 가볍게 종이를 뽑아 주고, 전광판의 빨간 숫자가 한 칸씩 넘어갑니다. 저울 위에 올라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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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의 숨이 도는 새벽

아직 가로등이 희미한 시간, 동네 빵집 유리문 안쪽이 먼저 깨어 있습니다. 김이 오른 창을 사이에 두고 보면, 반죽이 고요한 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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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실에서 불린 이름

오전의 병원 대기실은 낯선 차분함으로 가득합니다. 소독약 냄새가 희미하게 감돌고, 벽 시계의 초침이 한 칸씩, 조용히 칸막이를 넘어갑니다. 전광판의 숫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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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을 드러내는 시간

교회 사무실 서랍에서 오래된 연필깎이를 꺼냈습니다. 손잡이가 달린 금속 몸체는 군데군데 칠이 벗겨졌고, 작은 칼날은 여전히 제 일을 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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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귀에 스미는 오후의 빛

동네 모퉁이를 돌면 작은 수선집이 있습니다. 유리문을 밀고 들어가면 손가락만 한 종이 맑게 울리고, 천천히 가라앉는 먼지가 전등빛 안에서 미세한

일일 명상

주파수를 맞추는 밤

늦은 밤, 부엌 등 하나만 켜 두고 서랍에서 오래된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꺼내 보았습니다. 네모난 플라스틱 몸통에는 세월이 만든 잔기스가 번졌고,

일일 명상

반납함 앞에서

늦은 저녁, 동네 도서관의 불이 하나둘 사그라질 무렵, 건물 밖 작은 금속 상자 앞에 서게 됩니다. 반납함이라 이름 붙은 상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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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온등 아래의 기도

밤과 아침 사이, 집 안이 아직 말수를 아끼는 시간입니다. 주방 구석에 작은 주황빛이 하나 켜져 있습니다. 밥솥의 보온등입니다. 그 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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