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앞 벤치와 초록 유리컵의 새벽
여름 새벽 공기는 아직 하루의 무게를 배우기 전의 학생처럼 얌전히 서 있었습니다. 우체국 앞 벤치에 조용히 앉아 초록 유리컵을 두 […]
여름 새벽 공기는 아직 하루의 무게를 배우기 전의 학생처럼 얌전히 서 있었습니다. 우체국 앞 벤치에 조용히 앉아 초록 유리컵을 두 […]
초겨울 새벽이면 동네가 아직 푸른빛을 간직한 채 숨을 가라앉히고 있습니다. 첫 차가 한 번 지나가고, 가로수에 얹힌 이슬이 잠깐 반짝입니다.
초여름 비가 은빛시장 골목을 가만히 적십니다. 생선 가게의 얼음물은 바닥을 타고 흘러내리고, 콩국을 끓이는 수증기가 낮게 피어오릅니다. 그 사이에 분홍
가을 저녁의 따스한 햇볕이 슬며시 사라지고, 차분한 바람이 거리를 감싸기 시작할 무렵, 저는 조용히 집 앞 마당에 놓인 등나무 의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