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실 수족관 앞에서
오전 내내 시간이 길어지는 날이 있습니다. 병원 대기실, 손에 쥔 번호표가 얇은 종이인데도 묘하게 묵직하게 느껴집니다. 의자 표면의 비닐이 미세한 […]
오전 내내 시간이 길어지는 날이 있습니다. 병원 대기실, 손에 쥔 번호표가 얇은 종이인데도 묘하게 묵직하게 느껴집니다. 의자 표면의 비닐이 미세한 […]
시장 끝자락, 불투명한 등 하나가 내려앉은 구두수선소에 저녁이 들어섰습니다. 문을 밀고 들어가면 왁스가 데워지는 냄새와 가죽의 묵직한 숨이 먼저 반겨
동네 우체국은 오후가 깊어질수록 묘한 고요를 품습니다. 대기표 종이가 손끝에서 가볍게 찢겨 나가고, 전광판의 숫자가 한 칸씩 넘어갈 때마다 누군가의
해가 천천히 내려앉던 저녁, 옥상 텃밭에서 호스를 감았습니다. 고무 호스는 하루 내내 햇빛을 먹은 듯 미지근했고, 손바닥에 미세한 냄새를 남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