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물결 앞에서
골목 끝 세탁소에 서 있으면, 비닐 문발이 바람에 살짝 흔들립니다. 안에서는 드럼이 유리창 너머로 빙글빙글 돌아가고, 회색빛 거품이 생겼다 사라졌다 […]
골목 끝 세탁소에 서 있으면, 비닐 문발이 바람에 살짝 흔들립니다. 안에서는 드럼이 유리창 너머로 빙글빙글 돌아가고, 회색빛 거품이 생겼다 사라졌다 […]
오후가 저물 무렵, 동네 우체국에 들렀습니다. 자동문이 열리며 밀려오는 공기는 마른 종이와 풀의 냄새가 섞여 있었지요. 번호표를 뽑는 얇은 종이가
문 앞에 ‘점검 중’이라는 종이가 붙어 있었습니다. 선명한 붉은 글씨가 오늘의 오르막을 예고하는 듯했지요. 엘리베이터가 멈추자 선택지도 단순해졌습니다. 기다리거나, 올라가거나.
마을 작은 도서관에서 봉사하던 늦은 오후의 공기가 아직도 손끝에 남아 있습니다. 소독약 냄새와 오래된 종이의 숨결이 얇게 겹쳐 있고, 책상